허
준 <55회>
S#1. 궐안전경
S#2. 사당안
공빈의 위패가 모셔진 사당안..혹인...기일을 기리는 조촐한
제삿상앞에 십대후반의 사내가 무릎을 꿇고 있다..
쓸쓸하게 상념에 잠긴 얼굴인데..
시청자들은 그가 누구인지 알수 없으나...죽은 공빈의
둘째 왕자인 광해군이다.
수심이 가득찬 얼굴로 위패를 보는 광해군의 얼굴
그 옆에는 광해군의 군부인이 있고..
안스러운 얼굴로 광해군을 바라본다.
(십오륙년의 세월이 흐른 후임...등장인물들의 분장과 연기느낌에
변화가 있어야 할것임)
S#3. 궐안 일각
한 내관이 황급한 걸음으로 어딘가 가고 있다.
그 위로...선조24년(1591년)이란 자막이 뜨고..
S#4. 탕약방
탕약을 다리는 종약서원, 도약사령들의 분주한 정경이
비춰지는데..그때...앞의 내관..급히 안으로 들어온다.
주위를 둘러보지만...찾는 사람이 없는 듯 하다.
내관 마침 탕약을 들고 지나가던 종약서원을 잡고..묻는다.
내관 (아주
급하다는 듯)...허판관나리 어디 계시오...?
S#5. 내의원 협실
허준과 학도 명원, 상화가 있다.
중년으로 접어든 허준과 학도 명원에게선..세월의 흔적이 보여지고..
어느새 소년 티를 벗은 상화..의관이 되어 관복을 입고 있다.
세사람의 앞에는 의서와 약재들이 수북히 쌓여있고..
이를 살피며 숙의하고 있다.
허준, 붓을 들어..진지하게 뭔가를 써내려가는데...
그때..협실안으로 들어서는 내관..
내관 나으리...
허준, 고개를 들어 내관을 본다.
허준 ..무슨
일인가..?
내관 광해군마마께서...급병을
얻으신 듯 합니다.
허준 ....(놀라고)...
광해군이 아프다는 소식에 놀라는 허준..
학도와 명원과 상화도...놀라 허준을 보고.
허준 (내관을
보고)가세.
허준과 내관 서둘러 내의원 협실을 빠져 나간다.
S#6. 왕자궁 야외
내관과 함께 급한 걸음으로 오고 있는 허준..
보면...밖에 나와있던 왕자궁의 상궁...허준을 맞이하는데..
상궁 (예를
표하며)오셨습니까.
허준 (긴장한)마마께
환후가 있다 들었소. 용태는 어떠시오?
그러나 허준의 물음에..상궁..대답없이 난처한 얼굴을 짓고..
허준..그런 상궁을 의아한 듯 바라보는데...
S#7. 왕자궁 야외
광해군이 연못가를 바라보며 서있다. 그 옆에는 군부인이 있고
내관과 나인들은...조금 떨어진 곳에서 이를 수행하고 있는데..
수면에 이는 잔물결을 응시하는 광해군..공허한 눈빛이다.
그때...한쪽에서 나타나는 허준..그런 광해군의 뒷모습을 본다.
뭔가를 알 듯한 허준....광해군에게로 다가간다.
허준 ..마마....
광해군, 고갤 돌려보면 허준이다...
광해군 (반갑다)..허판관....
허준 (어찌된
일이냐는 듯..)..마마...
광해군 놀랐소...?
허준 (황망한
얼굴..)..어찌된 일이시온지...?
군부인 마마께서는 무탈하시니
심려마시오..
허준 ....?
광해군 (쓸쓸하게 미소띠면서)
요즘 허판관 얼굴보기가 어려워
급병이
났다 둘러댔소..미안하오..
허준 ..(안스럽고)...마마..
군부인 마마께서 병을 얻었다는
말에 한걸음에 달려와 주는 이는
허판관뿐이요.
허준 ...
광해군 그래...그동안 어찌
지냈소..? 아직도 서고에서 의서와
씨름중이요?
허준 ..소신..약재의
효능을 연구하고 있사옵니다.
광해군 일전에 말한대로
역병에 대한 의서를 찬집하고 있소?
허준 ..예...마마...
광해군 ...허판관이 서고와
탕약방에만 틀어박혀 지낸단 소리에
안타까웠는데..
허판관은 어딜가나 제 몫을 다하니 보기가
좋소.
허준 망극하옵니다
마마..
광해군 (자조적인)..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건..나뿐이지...
군부인 마마.. 그런
말씀마십시오..
광해군 아바마마께서는
돌아가신 어마마마를 잊으셨듯.. 나
또한.잊으셨소..
궐안 대신들도..마찬가지요. 난
살아있어도...차라리
죽은 목숨만 못한게지요.
허준 (당혹스런)당치않으시옵니다..마마..
주상전하께서도
왕자마마의
안위를 성려하고 계실것입니다.
광해군 .....(고개를 젓는데)
허준...안쓰러운 얼굴로 광해군을 보는데...
광해군 (착잡한)..오늘이..돌아가신..어마마마의
기일이요.
허준 ....(아차
싶은데)..
광해군 헌데..아바마마께서는
오늘도...인빈의 처소에 납시었다하오.
신성군의
지병이 낫질않아..성려가 크시다 들었소..
허준 .....
광해군 허판관...난 궁궐이
싫소. 나이 어린 아우를 질시하는 내
자신도
싫고.. 나와..어마마마를 잊으신 아바마마도
원망스럽소.
허준 ........(안타까운
얼굴)...마마..
광해군 어마마마께서는
살아생전에...허판관이 마음의 병도 낫게하는
의관이라
하셨소.
허준 ...
광해군 허판관.....내 마음을...살펴주시오.
허준..착잡한 얼굴로 광해군을 본다.
군부인도..역시 안스러운 얼굴로 광해군을 보는데..
S#8. 허준의 집 외경. 밤
S#9. 허준의 방
등잔불 혹은 촛불 밝혀둔 방...작은 서탁에 의서를 쌓아놓고..
열심히 적어내려가고 있는 허준..
그러다 문득...고개를 들고..광해군과의 대화를 떠올린다.
광해군 (소리)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건..나뿐이지... 아바마마께서는
돌아가신
어마마마 잊으셨듯.. 나 또한..잊으셨소.. 궐안
대신..모두
마찬가지요. 난 살아있어도...차라리 죽은 목숨만
못한게지요..
소외감으로 몹시 힘들어하던 광해군이 떠오르자.. 허준 심난한데..그 위로
지난날 산사에서 왕자들을 부탁하던 공빈의 모습이 스쳐간다.
공빈 허직장..
허준 ..
공빈 왕자들을
부탁하오. 의관으로 왕자들의 환후만 살피는 것이
아니라..
허직장의 속깊은 심성으로..왕자들을 안위를
지켜주시오.
허준, 잠시 붓을 놓고 상념에 잠기는데.. 그때
밖에서
다희의 소리가 들린다.
다희 (소리)나으리...
허준 들어오시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다희..다과상을 내려놓는다.
허준 마져
끝내고 들겠소..
허준, 붓을 들어 써내려가고..
다희...그런 허준을 보고..잠시 망설이다가..
다희 ...나으리...
허준 (보면)...
다희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허준 .....?
S#10. 허준의 집 마당(밤)
불빛이 새어나오는 겸이의 방 밖.
작지만 낭랑하게 글읽는 소리가 들린다..
그 앞에 서서..이를 듣는 허준의 얼굴..어딘가 어둡다..
그 위로 다희의 소리..
다희 (소리)..겸이는
의술보다 대과를 심중에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기 신분으로는..대과에 응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모양입니다... 겸이 학문의
깊이가...더할수록
더 큰 절망을 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허준...겸이의 글읽는 소리가 가슴 아프다..
S#11. 겸이의 방
겸이...좌정한 채 서책을 읽어내려가고 있는데..
그때..밖에서 허준의 소리가 들린다.
허준 (소리)겸아....잠시
들어가도 되겠느냐.
겸이 (놀란)..예..아버지...
놀란 겸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허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와..앉는다.
겸이도 그 앞에 자릴하고...
허준....서탁위의 책에 시선을 준다...
허준 ..대학이구나.
겸이 예.
말없이..서책을 넘겨보는 허준...
겸이..조금 긴장한 얼굴로 그런 허준을 바라보는데..
허준 ..얼마후면..내의원
의과가 있을거라 들었다.. 그동안 의술을
익혔으니
지금이라도 준비해 응해보는것이 어떻겠느냐..
겸이 ....
허준 의과가
아니여도 상관없다.. 네가 관직에 뜻을 두고
있다면...다른
잡과를 준비해도 무방할게야...
겸이 (조심스러운)소자는....대과를
치르고 싶습니다...
(대과와 잡과에 대한 자막 설명이 있었으면...
대과는 양반만이 응시하고..중인계급이 응시하는 과거가 잡과라는)
허준 ........
겸이 제 신분에..불가능한
일이란 걸 알지만.. 소자 학문에
전념키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허준 학문에
뜻을 둘수록..네 가슴에..회한만 남을게다..
어렵겠지만...포기하거라.
겸이 아버지.
허준 ......
겸이 아버지께서..무엇을
근심하시는지..압니다. 하지만..소자.. 끝내
대과응시의
길이 열리지 않는다해도. 후회하지 않겠습니다.
소자의
심중을..헤아려주십시요...
허준..절실한 겸이를 보며..지난날 자신이 떠오르는 듯
가슴 아픈데..
허준 나도
그랬다. 글을 읽는 것만으로..만족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겸이 ....
허준 하지만..시간이
흐르니 달라졌다. 가슴속에선 대과를 치르고
싶다는
욕망이 들끓고.. 그걸 이룰 수 없다는 걸
절감할때마다
좌절했야 했다. 나와 동문수학했던 양반가
자제들이..
대과를 치르러 한양으로 떠나는 것을 지켜보면서..
피눈물을
The아내야했다. 결국엔 날 낳아주신 부모님을
원망하고..
비천한 태생을 한탄하며 부끄러운 삶을 살았어.
겸이 .........
허준 길이
아닌 곳에..뜻을 두지말거라.. 돌이킬 수
있을때..되돌려야
해.
두 부자간에..잠시 무거운 침묵이 흐르는데..
겸이 ..전...그리할
수 없습니다...
허준 (굳은
얼굴 언성이 조금 높아지고)..겸아.
겸이 무언가를..결심하고
선택해야한다면.. 소자..이길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소자의 선택이 줄 고통을 감내하는 일에 뜻을
세우겠습니다..
허준 ....
안타까운 허준...착잡한 얼굴로 겸이를 보는데..
S#12. 마당.
마당밖에 서서..안에서 들려오는 허준과 겸이의 대화를
듣는 다희...가슴아프게..눈물을 그렁해지고..
S#13. 저경궁 외경
S#14. 신성군의 방
도지가 방안에서 신성군의 병을 살피고 있는데..
목에 종기가 번져있다.. 심각하고..
도지..옷을 들춰 천으로 싸놓은 등을 조심스럽게 펼쳐보는데..
흉하게 고름잡힌 종기가 드러난다..
예상치 못했던 결과인듯..도지..몹시 동요하는 눈친데..
곁에서 이를 지켜보는 내의녀 세희와 의녀 장덕도 놀란 듯 하다..
세희와 장덕을 의식한 도지..아무렇지도 않은 듯..
도지 ..약재를
이리주게..
세희 예.
도지..약을 받아 신성군의 환부에 바르는데..
심난한 기색을 지울 수 없다..
S#15. 뜰일각.
도지와 세희..장덕이 있고..
도지 ..마마의
병세는 너희들이 본것처럼 심각한게 아니니 함부로
발설하지
말거라.
세희 예, 나으리..
도지 한쪽으로 가면..
장덕 내의녀님.
마마의 종기가 날로 심해지지 않습니까? 헌데
심각한게
아니라니요?
세희 ....함부로
발설하지 말라는 나으리 말씀 못들었느냐!
궐안에서
의녀로 살아갈려면..보고도 못본척 듣고도 못들은
척
해야 할 일이 많다. 명심하거라..
장덕 예...
S#16. 인빈의 방
선조와 인빈이 방안에 있고 그앞에 도지가 있다.
선조 어떤가?
병세는 차도가 있는가..?
도지 소신이
보기엔...시술로 한결 나아지신 듯 합니다..
인빈 (미덥지
않다) 하지만..오늘 들러보니 왕자의 목까지 종기가
번져있었소..
병을 얻은 지..벌써 달포가 지났소..
낫는다..낫는다
데체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하는게요..
도지 ..종기가
번져가고 있는 건..사실이오나.. 환부의 고름이 멎고
상처가
아물고 있사오니.. 심려를 거두셔도..될 듯
싶사옵니다..
선조 (고개를
끄덕이고..) 이날껏..신성군이 무탈하게 자라온
데는..유첨정의
공이 크다. 과인은 그댈 믿을 것이니..성심을
다해..
신성군의 병을 치유토록 하라.
도지 ..망극하옵니다..전하...
인빈은 어딘지..미심쩍은 얼굴인데...
그런
인빈의 시선을 느끼는 도지..당혹스럽고 초조하다..
S#17. 약재창 일각
도지가 종약서원에게 화제를 주며 지시를 내리고..
그 곁에는 정태은이 서있다.
도지 포공영과
마치현은 달여내갈 것이나.. 반하와 부자, 생지황은
찧어야하니...그리알고
준비하거라.
서원 예..나리.
화제를 받은 종약서원 약재창 한곳으로 가면..
태은이
걱정스러운 듯..말을 건넨다..
태은 말씀하신
것들은 화농을 다스리는 약재가 아닙니까..
허면..신성군마마의 종기에... 화농이 깊어졌단 말씀이십니까?
도지 ......
태은 ..달포가
지나도록..종기가 사그러들기는커녕.. 화농이
깊어졌다면
자칫..살이 썩어들어가..
도지 (버럭)닥치게..!
왕자마마를 두고 어디 그런 불경스런 말을
입에
담는겐가...
태은 ..저는
다만..걱정이 되서....
도지 자네가
나설만큼 심각하지 않으니.. 자넨 자네 일이나
걱정하게.
도지..짜증스럽게 돌아서고...
태은..그런 도지를 보며..떨떠름한 표정을 짓는데..
S#18. 궐안 일각
초조한 얼굴로 상념에 잠긴 도지...
도지 (마음의
소리) 신성군마마는...주상전하께서 가장 총애하시는
왕자시다.
만에 하나...일을 그르치면..지금까지 어렵게
쌓아온..
모든 것을..한순간에 잃게 돼...
그런 도지의 위로..신성군이 몸에 번진..종기가 떠오르고..
도지..그럴 수 없다는 듯..강하게..도리질 친다..
도지 (마음의
소리) 허준이를 제치고 이 자리에 서기까지...십년의
세월을
노심초사했다.. 어의 자리를 목전에 두고이대로
무너질
순 없다... 다신..밀려날 수 없어...
그러다 도지..문득 어떤 생각이 났는지..고심하는 얼굴인데..
그때 한쪽에서 서리가 다가온다..
서리 나으리
도지 무슨
일인가...
서리 어의영감께서
찾으십니다....
도지 ......?
S#19. 내의원 집무실.
많이 노쇠해 보이는 양예수...집무실안에 앉아있고..
그 옆에는 김응택과 송학규가 있는데....도지가 안으로 들어온다..
예수 어서오게.
도지 찾아계십니까.
예수 .. 대전에
들어갔다 오는 길이네...
도지 ....
예수 ..신성군
마마의 환후로..주상전하의 성려가 크시네.. 전하께는
말씀드리지
않았네만.. 자네 재주라면..수일이면 충분할
것을..여태
차도가 없는 까닭이 뭔가..
도지 .(다소
당혹스러운 얼굴)환부가 깊어..다소 시일이 걸리고
있을
뿐이니.. 크게 심려치 마십시요.
예수 자넨
일선에서 물러난 나를 대신해.. 내의원업무를 총괄하고
있어.
실수없도록 하게..
도지 예..
예수 나가보게.
예수...고개를 의서쪽으로 내리는데...
그러나 도지..가지않고...뭔가를 망설이고 있다..
도지 ....드릴말씀이
있습니다..
예수 ......(보면).
도지 신성군마마의
환후를..허판관에게 맡겨보는 것이..
어떨까...합니다..
예수 (의외라는
듯)..허판관에게...? 곁에 있던 김응택과 송학규도
.의외라는
얼굴로 도지를 보는데..
도지의 얼굴...의미심장하다..
S#20. 도제조 집무실.
집무실안에 성인철과 정성필..그리고 정작과..이태성..문승환
그리고..김공량등이 있는데..
양예수가..그들을 보고..
양예수 ...신성군마마의
환후를 허판관에게 맡기려 하옵니다.
김공량 그럴 이유라도 있소?
예수 허판관이
창병에는 출중한 의술을 갖고 있습니다.
인철 (문승환을
보고)도제조 대감께서 정하시지요?
승환 ...의관에
대한 판단이야 어의 만큼 할 사람이 있겠소. 그리
합시다.
성필 주상전하의
총애가 남다른 왕자마마시오. 각별히 신경쓰라
이르시오.
예수 예.
S#21. 내의원 일각
도지가 가고 있는데...
한쪽에서 김응택과 송학규 정태은이 급하게 다가온다..
응택 ..유첨정..
도지 ....
학규 신성군마마는
장차 보위를 물려받으실지도 모를
왕자마마시오.
헌데 그같은 자릴 어찌 허판관한테 내준단
말이오?
도지 (애써
대수롭지 않다는듯이)아시다시피..허판관은 출중한
의관입니다.
그런 자가..벌써 수년째 탕약방과 서고에서..
아까운 재주를 썩히고 있으니...이번에..공을 세워..
궁의자릴 맡을 수 있도록...기회를 줄 작정입니다...
응택과 학규 놀라는데 태은은 도지의 심사를 눈치챈 듯..
입가에 묘한 냉소를 짓고..
응택 하지만..허판관은..
도지 허판관은
제 아랫사람이니..커나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도...제가
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바쁘다는 듯)..더 하실
말씀
없으시면..이만 가보겠습니다..
도지 자릴 뜨는데....
학규 (태은에게)데체..어쩔
작정으로 저러는겐가..
태은 (냉소를
띤채)첨정나리의 깊은 속을..제가 어찌 다
알겠습니까..
응택과 학규는 여전히 의아한 얼굴인데..
S#22. 탕약방 일각
허준이 도약사령들을 데리고 약재를 연구하고
있는데...그때 세희와 장덕이 다가온다.
세희 ..허판관님...교육준비가
다 됐습니다...
허준 ..알았소..
(도약사령들에게)..잠시 쉬었다 하지..
S#23. 의녀처소.
허준과 세희 장덕이 의녀처소로 오면..
의녀처소 한켠 정자위에 십수명의 의녀들이 모여앉아있고..
그 앞엔 어의녀가 된..홍춘과 내의녀가 된
예진이 있다. 의녀들 중에는...옥정과 채령이 있다.
허준..걸음을 멈추고 예진이 의녀들을 교육하는 것을 잠시
바라본다..
예진 약물은
그 효능에 따라 상품 중품 하품으로 나눈다했다.
옥정이가..상품에
대해 말해 보거라..
옥정 상품은
백이십여가지며 君藥(군약)으로 칩니다.
예진 또?
옥정 상품은
최상의 약으로 수명을 늘리는데 쓰고 하늘의 기운과
서로
응해 독이 없으므로 오랫동안 써도 사람를 손상시키지
않습니다.
예진 채령이가
중품에 대해 말해보거라.
채령 중품
또한 백이십여가지이고 이를 臣藥(신약)으로 씁니다.
이때..홍춘이
한족에 서서 바라보고 있는 허준을 보고
홍춘 그만하거라.
(예진에게).판관 나으리 오셨네..
예진이 교육을 멈추고 한쪽을 보면..허준이..정자로 다가온다.
홍춘과 예진..자리에서 일어나 허준에게 예를 갖추고..
홍춘 오셨습니까?
허준 예.오랜만에
뵙습니다. (예진을 보고 눈인사를 하면 예진도
인사를
한다)
홍춘 바쁘신
분을...오시라 청해..송구스럽습니다..
허준 ..아닙니다..
어의녀로 승차하신 것을 감축드립니다..
홍춘 감축받을
일인지....과분한 책무를 맡아 어깨가 무겁습니다..
허준.. 자리에 앉으면 홍춘과 예진도 자리에 앉고..
세희와 장덕도 한쪽에 앉는다.
허준 (의녀들을
보고)예진 내의녀가..교육한 것 처럼..
약물에는 상품 중품 하품이 있다.
이중...명심해서 써야할 약은 하품이다.
이는 독이 있고 약기운이 맹렬하기 때문에 자칫 병자의
원기를 상하게 한다.
의관이나 의녀들 중에는 당장 눈앞에 치료효과만 보고
하품의 약물을 남용하는 일이 있으니..이는..병자에게 독을 먹이는
짓이나 다름이 없다.
이때 한쪽에서 의관인 상화가 오고..
상화 나으리..
허준 무슨
일이냐?
상화 첨정나으리께서
찾으십니다.
허준 의녀교육중이라
전하거라.
상화 소인
그렇게 말씀드렸으나..지금 당장 오라 하십니다.
허준 ....
S#24. 인빈전 뜰.
허준과 상화가 급하게 오면..한쪽에..학도와 도지가 서 있다.
허준이 도지앞에 가서 예를 갖추고..
허준 불러계십니까?
도지 자넨..지금..장직장과
같이...신성군마마의 환후를 돌보게.
허준 .....?
도지 내..자네가
출중한 의술를 썩히고.. 탕약방과 서고에서 세월을
보내는
것이 안타까워 어의께 간청하여...내락을 받아냈네..
허준 소인..서고에서
의서를 찬집하는 일에 매진하는 것에 아무런
불만도
없습니다. 신성군 마마시면..주상전하께서 총애를
하시는
왕자마마시니.. 나으리께서..살펴드리십시오.
도지 ..난...이미..내의원
업무를 총괄하고 주상전하의 신임을 얻고
있으니
더 이상의 공은 바라지도 않네.. 자네가 성심을 다해
왕자마마의
환후를 살펴드리고..궁의가 되는 기회로 삼게.
허준 ....
도지..한쪽으로 가면..
학도 이게
웬일이지? 판관나으리를 쥐잡듯 해온
첨정나으리께서..대체
무슨 심사로 판관나으리를 위하는게요?
이거
무슨 음모가 있는게 아니요?
허준 그런
소리말게. 어찌 남의 배려를 의심하는가.
학도 (그리도
미심쩍고)..
허준 ..(상화에게)치료준비를
하고...수발들 의녀를 불러오너라..
상화 예.
S#25. 신성군의 방
허준과 학도가 있고..그 옆에는 예진과 옥정 채령이 수발을
드는데...허준..신성군의 병세를 살피고 있다.
허준과 이명원이 신성군의 병세를 살피고 있다..
잔뜩 곪아있는..신성군의 등과 목...갸냘픈 신음을 흘리는
신성군..
허준과 학도..예진의 얼굴...놀라는데..
S#26. 방 앞
허준과 학도..예진이 심각한 얼굴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학도 마마의
목에 번진 종기에도 화농이 잡힌걸..보셨습니까?
허준 (심난한
얼굴로 고개 끄덕이는)...
학도 등에는
욕창이 졌습니다. 내 이처럼 심한 창병은 처음이요.
자칫하다간
마마의 목숨이 위태로울 지경입니다.
허준 .......
학도 내가
뭐라했소.. 유첨정나으리가 판관나으리를 천거했다는
것은
배려가 아니라 음모라 하지 않았소. 저
살자고...나으리를
사지로 등떠민겁니다.
허준 ..말이
지나치네...
학도 내가
어의를 만나보겠습니다. 이렇게 말려들어갈수는
없습니다.
허준 내게
맡겨진 소임이네.. 시술조차 안해보고..못하겠다고 할 순
없네..
학도 답답한
소리 마시오. 나으리를 잡자고 친 덫입니다...제발로
걸어들어가겠다는겁니까?.
허준..대답대신 씁쓸한 미소를 응수하는데..
예진도 걱정스런 얼굴이다.
S#27. 신성군의 방
예진의 도움을 받아 신성군의 환부에서 고름을
짜내고 있는 허준..그 옆에는 학도와 상화가 있는데..
허준의 손길이 닿을때마다..
어린 신성군은 자지러드는 비명은 내지르는데....
허준 마마..조금만
더 견디시옵소서...조금만..
그러나..신성군의 비명은 더욱 커지고...
허준이 건네주는 피뭍은 수건을 받고..새수건을 건네주는
예진..표정이 어둡다.
예진 수건을
다오..
옥정과 채령은 끔직한 모습을 보지 못해
잔뜩 겁먹은 얼굴이고.
예진 뭐하느냐
수건을 달라지 않느냐?
채령 얼른 예진에게 수건을 주면..
예진 수건으로 신성군이 이미에 흐리는 땀을 닦아내는데...
자신의 이마의 땀을 닦아내는 허준..쉽지 않은 표정이다..
허준..심난한 얼굴로..신성군의 환부를 바라보는데...
허준 ..너무
늦었어.. 손으로 짜내기엔...화농이 너무 깊어...
예진 .....
그때 방밖에서 들리는 소리..
상궁 인빈마마
납시옵니다.
허준과 의녀들..학도와 상화도 자리에서 일어나 비켜서는데..
안으로 인빈이 들어선다..
인빈..방안에 가득한 피수건..신성군의 처참한 몰골에..
놀라고...어린 신성군도 인빈을 보자..왈칵 울음을 터뜨리는데..
신성군 ..어마마마아..
인빈..기막힌 표정으로 한쪽에 서있는 허준을..
무섭게 쏘아보는데..
인빈 대체
이게 무슨 짓이요!!.
S#28. 인빈의 방
인빈과 김공량이 앉아있고..
그 앞에는 허준이 불려와 있다..
인빈 허판관에
대해서는..나도 들은 바가 있소..
허준 ....
인빈 재주는
뛰어나다 들었소만.. 병중인 어린왕자를..너무 험하게
다루는게
아니요...?
허준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마마... 순간의 고통을 덜기위해...시술의
강도를..낮춘다면..
자칫..왕자마마의 목숨이 위태로와질 수도
있사옵니다...
인빈 ..목숨이
위태롭다니...그게 무슨 소리요..?!
허준 .....
공량 마마께서
묻고 계시지 않는가. 어서 답하게..
허준 소신이
보기에..왕자마마의 창병은 흔한 종기가 아니옵니다..
인빈 ....
허준 이미
마마의 환부에 화농이 번지고... 심한 곳은...살이
썩어들어가고
있사옵니다.. 마마께서 고열에 통증을
호소하시는
것도 그때문이옵니다..
허준의 말에..인빈...놀라는데...
인빈 (버럭)..데체
그게 무슨 말이요... 왕자를 맡았던 유첨정은
대수롭지
않은 종기라 했소. 헌데..죽을 수도 있는
중병이라니..
두사람의 말이 어찌 이리 다를 수 있단말이요..!
허준 ......
공량 자네
말이 틀림없는 사실인가..? 마마를 고칠 자신이 없어
둘러대는게
아닌가 말이야.
허준 ..소신
본대로 말씀드렸습니다.
허준의 단호한 어투에..인빈과 공량 놀라고.
S#29. 궐안 일각
도지가 굳은 얼굴로 가고 있다.
S#30. 인빈의 방
인빈..몹시 노한 얼굴로 앉아있고..그옆엔 김공량이 있다
그때 밖에서 상궁의 소리..
상궁 (소리)마마..유첨정
입시옵니다...
도지..안으로 들어오고..인빈..그런 도지를 매섭게 본다.
도지 찾아계시옵니까..마마..
인빈 ..앉으시오..
내 하도 기막힌 소릴 들어..유첨정한테 진위를
묻고자
불렀소.
도지 .....
인빈 유첨정이
천거한 허판관 말이..신성군의 병세가 위중하다
했소..
며칠전까지 심려 말라던 왕자의 병세가.. 하루아침에
생사가
달린 중병이 되다니.. 대체 누구의 말이 사실이란
말이요.
도지..당혹스럽지만..
도지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마마.. 소신의 말도
사실이옵고..허판관의
말 또한..사실일것입니다.
인빈 ...!!!
공량 이사람이...지금
뭐라 하는겐가.. 자네가 지금 마마를
능멸하려드는가.
도지 소신..어찌
감히 그같은 마음을 품겠습니까?. 소신이
왕자마마의
살필때까지만 해도..그 병세가 경미했으나
허판관이
맡은 며칠사이에..병세가 악화됐을것입니다.
인빈 하면
.허판관이 시술이 잘못됐다는게요? 어찌 그런 자를
천거했소!!
도지 마마..
허판관은...의술이 출중한 의관입니다.
특히..창병에는..누구보다..뛰어난
재주를 갖고 있으니.. 좀 더
지켜보시옵소서..
인빈 ....
인빈과 공량의 무거운 얼굴..
도지..그런 두사람의 눈치를 살피고..
S#31. 왕자궁앞.
허준과 예진, 채령과 옥정이 탕약을 들고
왕자궁으로 가고 있는데..
그때 인빈전에서 나오던 도지가 허준을 본다..
허준...도지를 보며 예를 갖추는데....
도지 (화를
내면서)자넨..어찌 그리 조심성이 없는가!!
허준 ......?
도지 궁의의
소임은..병을 고치는데만 있는게 아니네.. 윗전의
심기를
살피고 근심을 덜어드리는 것 또한..궁의의 소임이야!!
헌데
어찌 왕자마마의 환후가 위중함을 고해 윗전에 심려를
끼져
드린겐가!!
허준 ..저는
다만.
도지 마마의
창병은 흔하지는 않지만...죽을만큼..위중한 병도
아니네..
또 다신 괜한 소리로 마마께 심려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게.
허준 .....
도지..차갑게 허준을 지나쳐가는데...
그런 도지를 보는 허준...심난하다.
예진도..난감한 얼굴로 그런 허준을 바라보는데..
S#32. 구일서의 집 전경
아주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법 번듯한 기와집..
S#33. 마당.
마당 한켠에 하인으로 보이는 사내와 침모..그리고..몸종인
계집아이를 앞에두고..함안댁이..성난 얼굴로 야단을 치고
있다. 졸부티가 나는 치마저고리를 입고..유세를 떠는 폼이
한때...기세등등하던 도지의 모친 오씨를 보는 듯 한데
함안댁 도데체..정신이
있는게야 없는게야. 일을 어떻게 하길래
요사이
집안 돌아가는 꼴이 이모양 이꼴이야!
하인들...쩔쩔매면서..어쩔줄 모르고..
함안댁 (몸종 아이를
보고)삼월이 너!
삼월 예..마님..
함안댁 ..너 혹시 바람났니?
삼월 (어쩔줄
모르면서)아...아닙니다요 마님..
함안댁 아니면....왜 시도때도
없이 싸돌아 다니는게야?
니년이..저저거리에서
웬 사내놈과 붙어 다니는거 본사람도
있어
이것아!
삼월 (울상으로)그런일
없습니다요. 마님..
함안댁 또 한번 그런 소문이
들리면 경을 칠줄 알거라! 다들 물러가
일들
보게..
하인들 물러가는데...이때 한쪽에서 그런 함안댁을
보고 있던 양태와 구일서..입가에 흐뭇한 얼굴로 다가오면서..
양태 야...형수님
호통치는 모양이..꼭 대갓집 마님같습니다그랴.
일서 ..(역시
희죽 웃으면서)그렇지? 양태 너 보기에도 그렇지?
우리
언년에미는 딱 틀이 잡혔다니까..
함안댁..배시시 웃으면서...괜히 쑥스러워 하는데..
양태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고..
옛날
생각해서...아랫것들 너무 닥달하진 마십쇼.
순간..함안댁의 얼굴이 확 기분 나쁘고..
이때...마당 한켠에서...십대후반의 언년이가..
보자기에 무언가 싸서 함안댁과 구일서의 눈치를 살피면서
대문쪽으로 빠져 나갈려는데.. 함안댁 그런 언년이를 보고
함안댁 언년아!!
언년..살금살금 나갈려다가 화들짝 놀라고..
함안댁 (언년에게로
가면서)또 어딜 싸돌아 다니는게야!!
언년 ...잠깐..나갔다
올께요.
함안댁 너...그게 뭐야?
언년 ..(얼른
뒤로 감추면서)아..아무것도 아냐..
함안댁 글세 뭐냐니까!
언년 ..겸이
오라버니 갔다 줄라고...침모한테
인삼넣고...약병아리
한 마리 고와 달랬어..
함안댁 ..이..망할년..
겸이
찾아가지 말라고 몇번이나 말했어.
에미가
좋은 혼처 구해 시집 보내 줄테니..
제발..겸이는
잊으라니까!
언년 싫어..난..겸이
오라버니한테 시집 갈테야.
언년..보따리를 들고..대문밖으로 뛰쳐나간다..
함안댁 언년아...언년아...
아이고..저
망할년 좀 보게.
일서..양태..다가오고..
일서 왜
그래..
함안댁 언년이 저 망할년이..겸이한테
시집가겠다고.. 난리네 그랴..
양태..놀라고..
양태 에이..그게
말이나 됩니까!
형님
집안이 어떤 집안인데..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지..
일서 (발끈해서)이
자식 이거 말하는거 봐라..
함안댁 ...(역시 기분나쁘고)...정말
기분상하네 우리가 어때서?
일서 준이형님도..천한신분에..양반가
규수인 겸이 엄마하고
혼인을
했잖아..
이만큼
사는데 우리라고 못할거 없지.
함안댁 ...암...당신말
틀린거 없지..
일서와 함안댁..죽이 맞으면..양태..그런 두사람을 보고..
기가 막히다는 표정..
S#34. 허준의 집 마당.
언년이가..조심스럽게..마당안으로 들어오고..
이때 부엌쪽에서 나오는 손씨...
손씨 ..(웃으면서)언년이
왔느냐?
언년 (인사를
하고)..그간 무고 하셨습니까?
손씨 아이고
우리 언년이 말하는 것 좀 보게.
음전한
규수가 다 됐어.
그래..어쩐
일이냐?
언년 저...겸이...오라버니...
손씨 방에
가보거라.
언년이 꾸벅 인사를 하고 겸이의 방쪽으로 간다.
이때 방에서 나오는 다희..그런 언년이를 보고..
다희 언년이가
아닙니까?
손씨 겸이
볼라고 왔답디다.
다희 ....(안색이
굳어지고)..
손씨 왜 그러시오?
다희 ..어릴때야...한울타리에
사느라 스스럼 없이 자랐지만..
이젠
다 큰 처잔데..내외를 해야지요.
손씨 (웃으면서)놔
두시오.
S#35. 겸이의 방.
겸이가 상앞에 앉아서..책을 보고 있고..
언년이가...한쪽에 앉아서. 그런 겸이를 보고 있다.
겸이의 자태에...넋이 나간 듯 황홀한 얼굴로 쳐다보는데..
언년 ..오..오라버니..
겸이 (고개를
들어 언년을 보고)..
언년 (보자기를
풀어서 겸이 앞에 대면...병아리 한 마리..)글공부
힘들죠..이거
좀 들고 하세요.
인삼넣고..약병아리
고왔어요.
겸이 ..난
됐다.
언년 ..
겸이 난 됐으니...할머니
갔다 드리거라.
언년 ..아니
이건..제가 오라버니 드시라고..
겸이 ..언년아..오래빈..봐야할
서책이 많으니..이만 나가보거라.
언년 ..(금방
울상)..오라버니..
겸이 ...?
언년 ..소녀..맘을
이리도 모르십니까?
겸이 ....?
언년 ..오라버니가
밉습니다.
언년..방밖으로 뛰쳐나가는데..어리둥절한 얼굴로..그런 언년이를
보는 겸이.. 입가에 빙그레 미소를 띠는데.
S#36. 궐안일각.
어의녀인 홍춘이 세희와 장덕등 의녀들을 대동하고.
탕약방쪽으로 가고 있다
S#37. 탕약방앞.
탕약방앞에 당도한..홍춘.. 도약사령 한명이 홍춘에게
꾸벅 인사를 하면..
홍춘 서슬 시퍼런 얼굴로..
홍춘 도약사령과
종약서원은 모두 모이라하게.
도약사령
무슨 일입니까요?
홍춘 시키면
시키는대로 할 일이지..웬 대꾼가!!
도약사령 홍춘의 서슬에 놀라서..얼른 탕약방안으로 들어간다
S#38. 탕약방안
도약사령과 종약서원이..일들을 하고 있는데 오근이..
독려를 하고 있다.
오근 ..뭣들하는게야.
어서 일들하지 않고.
(졸고
있는 도약사령 하나의 뒷통수를 후려치면서)
야
이놈아 정신차려!
이때 도약사령이 허겁지겁 들어오고..
도약사령 ..어의녀님께서..지금 즉시 모이랍니다요.
S#39. 탕약방앞
탕약방안에서 도약사령과 종약서원들이 나오고..
홍춘앞에 도열해서 서는데..오근..홍춘을 보고 긴장한다..
오근 무..무슨
일입니까?
홍춘 도약사령과
종약서원 중에..우리 의녀한테 수작을 부리는
자가
있다는데 그게 누구요?
오근 ..설마..그럴
리가...
홍춘 ..희롱당한
아이가 한둘이 아니요!
오근 (도약사령과
종약서원을 보고)어떤 놈이야!
너야?
도약사령 아..아닙니다.
오근 너야?
종약서원 아..아닙니다요.
오근 ..어떤
놈인지..또 한번 수작을 부리면..그땐..설설끓는 탕약
가마에.
두손을 집어넣고 끓일 것이니 그리 알거라.
(홍춘에게)어의녀님..다신
그런일이 없을 것이니.그만
고정하십시오.
홍춘 장덕이
나오너라.
의녀들중에..장덕이 긴장된 얼굴로 앞으로 나오면..
홍춘 널
희롱한...사람이 누구냐?
장덕이 도약사령과 종약서원들을 보면..다들 긴장하는데..
도약사령과 종약서원들을 훝어보던 장덕의 시선이
오근에게 멈춘다.
오근..흠짓 놀라고 어쩔줄 모르는데..
홍춘도 당혹스럽고..
오근 (장덕에게)왜..왜
날 보나?
(홍춘을
보고)나..난 아니요.
홍춘...얼굴이 파래져서..
홍춘 나
좀 보시지요.
홍춘이 한쪽으로 가면..오근...죽을 상으로 홍춘을 따라가고..
그런 오근을 보고..의녀들..종약서원 도약사령들..
웃는다..
S#40. 궐안일각.
오근과 홍춘이 서 있고.
홍춘 데체
이 무슨 망신입니까?
오근 ..나..난..수작을
부리거나..희롱한적이 없네.
자넬
두고 내 어찌 한눈을 팔겠는가.
난
다만...그 아이가..딸처럼 어여뻐서..
홍춘 또 한번
의녀들과 상궁나인들한테 눈길을 줬다는 소리가
들리면
그땐 가만있지 않겠습니다.
오근 (기죽은
얼굴로)..아..알았네..
홍춘..찬바람을 일으키면서..한쪽으로 가면.. 오근..진땀을 삐질삐질
흘린 것을 옷소매로 훔친다.
S#41. 내의원 혐실..
커다란 서탁위에는 의서가 잔뜩 쌓여있고..
허준과 학도..명원이...방책을 찾는 듯..의서를 꼼꼼히 훓고 있다..
한아름의 의서를 안고 안으로 들어오는 상화의 모습..
S#42. 탕약방.
약재를 조합해서...조제하는 허준..명원 학도...상화...
예진과 옥정..채령들 의녀들이 수발을 들고 있다..
S#43. 신성군의 방
허준과 예진. 채령 옥정 .신성군에게 탕약을 먹이고..
환부를 살피고 있다...여전히 굳은 얼굴의 허준.
S#44. 궐안일각
허준과 예진, 옥정 채령이 탕약을 들고 나오는데..
그때 인빈과 공량...두사람과 마주친다.
허준과 예진..예를 표하지만 인빈의 시선..곱지 않다.
공량 ..마마껜..차도가
보이는가..
허준 아직...여의치않습니다.
공량 (호통치는)여의치가
않다니..!!!
마마를
살핀지가 언젠데 아직 여의치 않단말인가!!
허준 .......
그때 한쪽에서 오던 도지..그런 공량과 인빈을 본다.
도지..얼른 한쪽으로 몸을 숨기고..허준을 보는데..
인빈 (싸늘하게
보다가)듣자하니..허판관이 광해군을 자주
찾으면서
친분이 두텁다는데..그것이 사실이요?.
허준 ...(당혹스러운데)..
인빈 광해군한테
신경을 쓰느라 신성군한테 소홀한게 아니요?
허준 ..아닙니다.마마..소신
성심을 다해..마마를 돌고고 있습니다.
공량 만일
마마한테 차도가 보이지 않으면
요절
날줄 알게!
인빈.과 공량 한쪽으로 가고..
착잡한 허준과 예진..
그런 두사람을 보는 도지의 시선..
S#45. 내의원 협실(밤).
의서를 살피고 있는 허준..곁에는 상화가 있는데...
잠을 자지 못한듯..두사람 다 지치고 퀭한 모습이다.
상화...피곤한지 목덜미를 어루만지는데..
허준 (상화를
보고)..피곤할텐데..그만 가 쉬거라...
상화 (얼른
자세를 가다듬으며)..아..아닙니다...
허준..안쓰러운 얼굴로 상화를 보고...
S#46. 내의원 전경(새벽)
S#47. 내의원 협실
불빛이 많이 잦아든 호롱불..두사람이 밤을 지샜음을 보여주는데..
여전히 의서를 찾고 있는 허준과 상화..
의서를 넘기던 허준..뭔가를 발견한 듯한데....
흥분한 얼굴로 의서를 흟는 허준..
허준 (중얼거리듯)...찾았다..
상화 (놀라
본다)
허준 ..왕자마마를
치유할..방도가 있어.
상화 ....
S#48. 탕약방일각.
허준과 상화가 황급히 탕약방 안으로 들어서는데...
탕약을 다리던 예진.과 옥정..채령..
예진 ..이시각에..어쩐
일이십니까...
허준 오근이
형님 계십니까?.
그때..오근..자다 깬 얼굴로..나타난다.
오근 나으리
오셨습니까?
허준 (황급히
다가서는)...드릴 말이 있습니다..
오근 (취하듯
이야기한다)거참..판관나으리와 난..기이한
인연이
있나 봅니다..
내가
지금 무슨 꿈을 꿨는지 아시오?
나으리와
내가 낚시를 갔는데..팔뚝만한 물고기를
수도없이
잡아들이는 꿈이였소.
이게
뭔 징조인고..?
..태몽인가?
허준 긴히..청할
일이 있습니다.
오근 뭡니까?
다들 허준을 보는데..
S#49. 신성군의 방.
허준 방안에 앉아..신성군의 환부를 살피고
있는데...전날보다 훨씬 심해진 상태다..
그때..안으로 예진이 들어온다.
허준 아직
기별이 없으십니까..?
예진 ..예...
허준 (초조하다)
S#50. 궐안일각
허준..초조하게 서성이고 있는데..
그때 등뒤에서 오근의 소리가 들린다.
오근 나으리..
허준 (반가운).어찌
됐습니까?..
항아리를 품에 안고 오는 오근..허준에게 건네주고...
오근 여기
있소.
허준 고맙습니다..
오근 어서
들어가 시술하시오..
허준이 항아리를 들고..들어가는데..
이때 한쪽에서 오던 태은이 그 모습을 보고..
오근에게 다가온다..
태은 뭘
가져 가는겐가?
오근 ..신성군
마마를 낫게할 비방입니다요.
태은 (눈이
번쩍 뜨이고)비방이라니?
판관나으리가
가져간 항아리안에 비방이 들어있단 말인가?
오근 예..
태은 그게
뭔가?
오근 (선뜻
말하지 않고 뜸을 들이는데)..
저..그게..
태은 뭐냐니까?
오근 ..(태은의
귀에다 뭐라 귓속말을 한다)..
태은 (놀라고)뭐야?
S#51. 신성군의 방
예진과 채령..옥정이
윗저고리를 벗은 신성군의 몸을 물로 깨끗이 닦아내고..
시술준비를 마치면..허준..항아리를 앞으로 끌어오는데..
조심스럽게 손을 넣어...거머리를 꺼내는 허준..
옥정고 채령 기겁을 하고..뒤에 있는 상궁과 나인들
역시 기겁을 하고 뒤로 물러난다..
이를 본..신성군도 놀라고..
신성군 ..그..그게 뭐요?
허준 ..고통스럽더라도
참고 견디셔야 합니다..
신성군 (무섭다).뭐냐고
묻지 않소..
그러나 허준..대답없이..거머리를 신성군의 등에 갖다대는데..
순간..흐물한 감촉을 느끼는지..비명을 질러대는 신성군
신성군 ..으아악.....
신성군이 몸을 비틀자..예진과 상화가..신성군의 몸을 잡는데..
허준..환부마다 거머리를 놓는다..
기겁한 얼굴로 그 모습을 보던 상궁이 얼른 방밖으로 나가고..
S#52. 인빈전..
인빈과 김공량앞에 상궁이 있고..
인빈 (놀란
얼굴로)뭐야? 거머리라니!!
상궁 허판관나으리가..마마의
환부에..거머리를 붙이고 있습니다.
인빈과 김공량 경악하고..
S#53. 신성군의 방
허준..신성군의 등에 여러마리의 거머리를 놓아..
피를 빨아내게 하고 있다...어린 신성군은..정신을 잃엇는데..
허준...피를 빨아낸 거머리를 떼어내...예진이 받치고
있는 쟁반에 올려놓는다...
그때..안으로 들이닥치는 인빈과 김공량.
인빈 (소리지른다)이게
뭣하는 짓이요!
갑자기 등뒤에서 들리는 인빈의 소리에...
허준과 예진...놀라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자신의 눈에..보다 명확한 상황이 드러나자..인빈..얼굴이 파래진다
공량이 보기에도 처참한데...
인빈 (부들
부들 떨고만 있다)
공량 자네
제정신인가..?
미치지않고서야..어찌
이같은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허준 ..소신..왕자마마의
창병을 치유코자..
인빈 당장
떼어내라!
허준 ..마마..
인빈 (무섭게)당장
왕자의 몸에서 저 흉물들을 떼어내라지
않느냐!!
인빈..독기가 서린 얼굴로 허준에게 명하지만..
두사람 사이에..팽팽한 긴장이 펼쳐지는데..
허준 ..지금
왕자마마의 환후를 고칠..
유일한
방도는...이 시술 뿐이옵니다...
공량 (당황스러운)침과
탕약은 뒀다 뭐에 쓰는가..
허준 침과
탕약으로 다스리기엔..환부가 너무 깊습니다..
인빈 그래서
찾아낸 방도가 고작 이거요...?
저따위
흉물을 감히 왕자의 몸에 붙이다니..
왕자를
능멸하는게 아니고 뭐란 말이요!!
(단호한)난
용납할 수 없으니...당장..시술을 중지하시오.
허준 ........마마..
계속
해야 합니다.
인빈 (너무
놀란).....뭐요...?
공량 아니
이자가...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명을 거역하려드는겐가.
예진...걱정스런 얼굴로 허준을 보는데..허준은 담대하다.
허준 (완고한)지금
시술을 멈추면..왕자마마의 목숨이
위태롭습니다.
병을 치유하는 것은..의관이옵니다 마마...
의관에게
병자를 맡기셨으니..
소신이..시술을
마칠때까지..믿고..기다려주시옵소서...
허준의 태도에 인빈..기가 막혀 얼굴이 질려오는데..
허준은...동요없이..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을 얼굴이다.
S#54. 궐안일각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는 김공량..
그 뒤를..양예수와 도지와 태은이 따르고 있는데...
도지와 양예수의 얼굴도 얼굴도 굳어져 있다..
S#55. 신성군의 방 안.
허준..여전히 시술을 하고 있고..
예진이 초조한 얼굴로 허준을 보는데....
허준 (예진에게)병자의
피를 닦아내주십시오...
예진 예.
그러나 허준..다시 항아리에서 거머리를 꺼내드는데..
그때 방안으로 도지와 양예수..김공량이 들어온다.
예수와 도지도..놀라긴 마찬가진데..
공량 자...눈이
있다면 저자가 하는 짓거리를..똑똑히 보시오..
예수 ...!
도지 .....자네...이
무슨 해괴한 짓인가...
허준 ....거머리로
환부의 피고름을 빨아내고 있습니다..
도지 닥치게...거머리로
종기를 치유하다니..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겐가!
허준 거머리는
소나 말이 넘어질 정도로 피를 빨아낼 수
있습니다..
마마의 환부에 침범한 화농을 뽑아내는 길은..
지금
이방도 밖에 없습니다..
예수 ...!
도지 (예수에게)이자가
지금..왕자마마를 능멸하고
모두를
현혹시키고 있습니다.
당장...시술을
중지토록 하명해주십시오..
허준 (절박한)왕자마마를
능멸하려는게 아닙니다..
..왕자마마를
살리기 위해섭니다...
양예수..어찌해야할지..마음의
동요를 느끼는데...
도지 용단을
내리셔야합니다..
그때..등뒤에서 선조의 목소리가 들린다.
선조 (엄한)병자를
앞에 두고 어찌 이리 언성들이 높은가!
그말에...놀라는 도지..돌아보고..
예수와 허준..예진등도 황급히 일어서 예를 표하는데..
보면..서슬이 시퍼런 인빈과..노한 표정의 선조가
서있는데.....
S#56. 왕자궁 외경
대전의 지밀상궁과 내관들이...도열해있고.
한쪽엔...오근과 명원 학도..그리고..상화가 초조한 얼굴로
서 있는데...
S#57. 신성군의 방
선조..안쓰러운 얼굴로..신성군의 상처를 살피고 있는데..
그 뒤로는..긴장한 얼굴의 허준..예수..도지..양예수가 있고..
인빈이..눈물을 찍어내며 선조에게 하소연한다.
인빈 ..전하...신성군을
보시옵소서...
어린
왕자가..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혼절을 했겠습니까.
선조 (노한
얼굴이다...)
인빈 ..신첩은
저자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전하..
어찌
의관이라는 자가..이처럼 망령된 짓을 벌일 수
있습니까..
예수 (조심스러운)..아뢰옵기
송구하오나..전하..
허판관은
왕자마마의 병세를 살피고자 했을 뿐...
선조 듣기싫소..
선조의 차가운 말에...다들..움찔하는데...
허준..긴장하고..도지..그런 허준을 의식하는데...
선조 ..내
이날껏..허판관의 재주를 귀히 여기고..
그
강직한 성품을 남다르게 여겨왔다..
허나
이번만큼은 과인도..허판관의 시술을 용납하기 어렵다..
허준 ......!
선조 ..거머리와
같은 미물로..왕자의 병을 치유하려들다니..
항차..그대의
시술이...무지몽매한 자들의 그릇된 민간요법과
뭐가
다르단 말인가..!
선조의 호된 질책에...인빈..고소하는 얼굴이고..
예수와 예진은..어쩔줄 모르는 표정으로 허준을 의식하는데..
허준...마른침을 삼키며..입을 연다..
허준 ..소신..전하의
성려를 어지럽혔사오니..
죽어마땅한
죄를 지었사옵니다.
선조 ....
허준 하오나...전하...
소신...이
시술만이..왕자마마를 살릴 수 잇다는..믿음엔..
추호의
의심도...없사옵니다...
선조 ....!
허준의 단호한 말에...모두들..어떻게 전하앞에서 저럴 수 있나..
황당한 얼굴이 되는데...
허준 소신의...불충을
물으시면..그 죄를 달게받을 것이옵니다..
하오나..그전에...시술을
끝마칠 수 있도록..윤허해주시옵소서...
지금이
아니면...늦사옵니다....전하...
지금이
아니면...왕자마마의 몸에..화농이 깊어져
돌이킬
수 없게될 것이옵니다....
선조 ....!!
인빈 ..그만두지
못하겠소.
감히
어디서 주상전하을 미혹하려드는거요..
허준 소신의
말을 믿지 못하시겠거든..왕자마마의 이마를
짚어보시오소서..
필시...불덩이같은
고열이 끓고 계실것이옵니다..
허준의 말에..선조..신성군의 이마에 손을 가져가는데..
정말이다...놀라는 선조.
그런 선조의 기색을 보는 사람들...당혹스러워하고..
허준 마마께서
혼절 하신건..시술의 고통때문이 아니라..
고열때문이었사옵니다..
이대로
두었다간..뼈 속 깊이 스민 화농으로..
왕자마마의
생명이..위태롭사옵니다..
통촉하여주시옵소서..전하....
허준...너무도 간절하게..고하고..
선조..허준의 진심을 느끼는 듯..흔들리는데...
예수 ..전하..허판관을
믿고 맡겨주시오소서...
소신
또한..창병으로 고생하신 중종대왕께서
거머리로
피고름을 빼내...병을 고치셨다는 기록을 본적이
있사옵니다.
선조 ...!
양예수까지 거들고나서자..선조..동요하는 듯..신성군을 보고..
도지와 인빈..공량은..이 상황이 당혹스러운데..
선조 ...자신이
있는가...?
허준 .....!
인빈 (안된다)전하....
선조 (엄한)인빈은
나서지마시오.
찔금하는 인빈..
선조 왕자를
고칠..자신이 있는가...!
허준 (떨리는)..있사옵니다...전하....
선조 ...!!!
선조...굳어있지만..결연한 의지의 허준을..바라보는데..
긴장이 감도는 방안....허준..마른침을 삼키고..
선조 허판관의
소신대로..시술하라.
허준 ...!
인빈..놀라고...
선조의 선언에..도지 역시 충격을 받는데..
선조 과인은..허판관의
다짐을 믿겠다..
신성군의
고통은..곧 과인의 고통과 같다..
무슨
일이 있어도....왕자의 병을..치유해내야 할 것이다.
허준 ..소신
성심을 다해...마마를 치유하겠습니다...
감격한 허준...머리를 조아리는데...
굳은 도지의 얼굴.
허준의 결의에 찬 얼굴에서 스톱모션..